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세계화와 다양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결혼문화는 웨딩산업의 빠른 시장 변화로 다양한 결혼상품들이 개발되고 판매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민주화와 서구 문화의 영향 속에서 자라나 개인주의적인 성향과 자기표현이 확실한 세대가 결혼의 주인공이 되어, 한국의 결혼문화는 보편화 속에서 특별함과 차별함을 찾아 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양 문화의 영향으로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쓴 신부와 양장을 차려입은 신랑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서양식 결혼이 대중들에게 확산되면서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결혼식과 피로연 문화는 한국 결혼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으며, 한국의 결혼문화는 여전히 서양의 결혼문화를 본뜬 형태로 이어져 왔다.

 

웨딩산업에서는 고객 만족을 위한 융합 현상의 하나로 웨딩의 컨버전스(convergence) 현상이 보편화되었다. , 웨딩과 관련된 드레스, 메이크업 및 촬영을 하나로 묶어서 제공하는 토털 웨딩 패키지 서비스가 새로운 문화 코드로 등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웨딩산업의 경쟁자 간의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별하고 차별화된 기획 행사들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모습으로 시도되고 있는데 편지 낭독, 뮤지컬 공연 또는 신랑·신부 직접 공연 등 각종 기획 행사가 결혼식에 등장하면서 결혼이 내포하는 이념성보다는 결혼 자체가 축제의 현장으로서의 인식되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결혼문화를 지속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나타나는데, 앞서 살펴본 그 하나의 예시인 결혼식에서 본식이 끝나면 폐백실이라는 한국적 정취가 뚜렷한 특정한 공간에서 폐백을 하는 모습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신장하면서 결혼준비 과정을 주도하는 주체자의 역할을 하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순백의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결혼 의상으로 선택하지만, 한국 결혼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의 하나로 폐백을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서양식 문화와 한국식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으로 서구식 결혼형태에 전통혼례를 가미함으로써 독특한 한국식 결혼문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결혼식장의 공간구성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는데, 결혼식이 진행되는 주된 공간은 현대식 구조와 장식을 갖추고 있는 반면에, 폐백실은 전통을 살린 한옥 식 구조와 장식을 갖추고 있으며, 주 공간인 ʻʼ에서 나타나는 전체적인 예복이나 예법은 서구식으로 이루어지나 홀과 달리 폐백실에서는 전통의상과 예를 갖추어 의식이 행해지고 있다.

 

한편, 보편화된 결혼 공간에서 탈피하여 조용하고 개인적인 분위기 속의 결혼식을 추구하는 신랑·신부에게 주목받는 공간이 등장하는데, 이는 ʻ하우스 웨딩홀ʼ이다. 2000년대 초반에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나타난 유럽의 오래된 저택 풍의 결혼식장인 ʻ하우스웨딩홀ʼ은 정원이 있고 결혼의 진행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파티 형식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하우스 웨딩의 전래는 미국 유럽 등에서 시작해 일본을 통해 2000년대 후반 한국에 들어오는데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 된 결혼을 원하는 신랑·신부들을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확산된다. 하우스 웨딩은 말 그대로 집에 손님을 초대하여 결혼을 진행하는 것으로 신부의 집에서 결혼식을 진행했던 전통혼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한국 결혼문화 중 주목해야 할 열풍 중의 하나는 결혼사진 촬영이다. 80년대 말에 등장하여 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결혼사진 촬영은 여전히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혼수 못지않게 필수 준비사항으로 여겨지면서 더욱 견고하게 상품화되기에 이르렀다. 촬영 스튜디오는 실내 공간을 모던풍, 빈티지풍, 유럽풍, 한국풍 등 다양한 연출과 인테리어로 꾸며놓고 신랑·신부는 사진작가와 함께 준비해 온 드레스와 의상 등을 여러 번 갈아입으면서 촬영을 진행한다. 연예인 화보 촬영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지는 웨딩 촬영 상품은 결혼 준비 과정 속에서 이상적인 동반자로서의 모습을 사진이란 기록물을 통해 남기면서 결혼을 기념한다. 완성된 사진은 결혼식장에서 대형화면을 통해 하객들에게 선보이는데 이러한 기획 행사는 멀티미디어의 기술 발달과 함께 결혼식을 풍부하게 하는 시각 연출물로써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문화의 세계화라는 시대 상황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결혼문화가 단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 결혼문화의 창작물인 스튜디오 촬영은 다른 국가의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 한 예로, 중국 민정부(民政部)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결혼사진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는 커플은 2016년 기준, 3년 전 대비 9배 이상이 증가했으며 해마다 1만 쌍 정도가 한국을 찾고 있고 이들은 촬영뿐 아니라 한국의 백화점에서 혼수와 시계, 다이아몬드 등 구매비율이 40%에서 60%로 상승하여 약 100억 원 이상의 관광수익을 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의 스튜디오 촬영 문화가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고객의 높아지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온 한국 웨딩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의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결합이라는 결혼이 지닌 상징성과 현재의 사랑과 젊음이 ʻ사진처럼ʼ 영원히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국제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화기 전통혼례의 허례허식의 문제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신식결혼인 ʻ사회결혼ʼ이 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10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에는 고도로 산업화한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결혼을 주도하는 주체자가 가문에서 결혼 당사자로 변화하고 결혼의 당사자인 두 사람의 역사를 기념하는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실험적이고 특이한 결혼문화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인공적인 공간이 아닌 자연 속에서 함께 나무를 심고, 앞으로의 결혼생활이 나무처럼 지속되길 바라는 의미가 담긴 ʻ숲속결혼식ʼ, 레스토랑이나 카페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이 가능한 특별한 공간에서의 소규모 결혼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앞으로는 더욱 가속화되는 다양한 문화와의 접촉으로 이러한 문화적 현상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한편, 1997년의 경제 위기에 이어 찾아온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와 청년 실업의 진전은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결혼의 현실화를 가로막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이 주는 중압감만큼이나 결혼을 통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서적 만족이나 안식처로서 귀속감에 대한 필요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편, 2000년 한 여성단체의 호주제 폐지 국회 청원에 이어 200523, 헌법재판소는 호주제의 근거가 되는 민법 제 778조와 제 781, 826조 제3항 등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이어 200811일 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호주제는 완전히 폐지된다. 이는 양성평등을 주창하던 여성운동의 큰 성과로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는 다양한 결혼문화로 기인하는 여러 가지 가족형태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한 사건이었다.

 

 

[참고 서적 및 자료]
https://weddingculture.tistory.com/67


※ 이 글은 '참고 서적 및 자료' 링크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을 발췌 또는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페이지의 특성상 문장 혹은 문단별로 상세 표기하지 못하였으므로 문제 시 수정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